2025년 10월 17일 금요일

자취 초보가 한 달 만에 식비 10만 원 줄인 비결


자취를 처음 시작했을 때 가장 손이 자주 가는 앱이 뭐였을까? 나는 단연 배달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집에 조리 도구도 없고, 요리 경험도 없었던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배달로 하루 세 끼를 해결했다. 그런데 한 달 뒤, 가계부를 정리하다가 깜짝 놀랐다. 식비로만 40만 원 가까이 쓴 것이다. 이건 학생 시절의 한 달 생활비 수준이었다.
충격을 받고 식비 절감을 결심했고, 시행착오 끝에 한 달 만에 10만 원 이상을 줄일 수 있었다. 완전히 배달을 끊지 않았음에도 가능한 일이었다.

식단표 없이 장보면 꼭 낭비가 생긴다

처음엔 ‘마트에서 필요한 것만 사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장보러 가면 계획 없이 이것저것 담고, 막상 요리를 하려면 필요한 재료가 빠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또 배달을 시키거나, 남은 재료는 그대로 유통기한이 지나 음식물 쓰레기가 되었다. 장을 보면서 ‘절약하고 있다’고 착각했지만,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바꾼 방법이 식단표 작성이다. 대단한 것도 아니다. 일주일 동안 내가 뭘 먹을 건지 미리 정리하고, 그에 맞는 재료만 리스트업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닭가슴살, 양파, 파프리카, 달걀, 두부, 감자 같은 식재료는 여러 메뉴에 활용이 가능하다. 한 재료로 최소 2~3가지 요리를 만들 수 있게 식단을 구성하면 장보기도 효율적이고, 식재료를 버리는 일도 줄어든다.

또한 유통기한이 짧은 것부터 우선 사용하도록 냉장고 정리 방법도 바꿨다. 구매한 식재료는 사진을 찍어서 메모장에 저장해두거나, 냉장고 문에 포스트잇으로 정리해뒀다. 이 간단한 습관만으로도 ‘아 이거 사야 하나?’ 같은 불필요한 재구매를 줄일 수 있었다.

배달 없이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시스템 만들기

배달 음식의 가장 큰 유혹은 ‘편함’이다. 그래서 배달을 줄이려면 요리를 귀찮지 않게 만드는 환경이 필요하다. 나는 조리도구와 재료 배치부터 바꿨다. 칼, 도마, 프라이팬은 눈에 잘 보이는 위치에 두고, 쓰기 쉬운 전기포트를 활용해 계란을 삶거나 라면도 쉽게 끓일 수 있도록 동선을 단순화했다.

또한 반조리 제품과 냉동식품을 적극 활용했다. 시중에는 전자레인지에 5분만 돌리면 먹을 수 있는 냉동 볶음밥이나 만두, 컵국 종류가 많다. 이런 제품을 몇 개 비축해두면 배달이 귀찮을 때 대체 식사로 훌륭하다. 심지어 요즘은 밀키트도 잘 나와서, 간단한 조리만으로 근사한 한 끼를 만들 수 있다. 가격도 배달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그리고 하루 한 끼는 무조건 내가 만든 걸 먹기로 정했다.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침은 시리얼이나 삶은 달걀, 점심은 냉동밥, 저녁은 간단한 볶음요리로 구성했다. 이렇게 루틴을 만들고 나니 자연스럽게 배달을 찾는 일이 줄었다.

놀랍게도 이렇게 바꾼 지 한 달 만에 식비가 40만 원에서 27만 원으로 줄었다. 그중 절반 이상은 배달 줄이기와 식자재 낭비 감소에서 나왔다. 나처럼 요리를 못 하거나 귀찮아하는 사람도 조금만 시스템을 바꾸면 식비 절약이 충분히 가능하다. 핵심은 ‘계획’과 ‘편의성 확보’다. 자취에서 돈을 아끼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는, 먹는 걸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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