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9일 일요일

혼밥 지겨울 때 내가 쓰는 배달 없이 먹는 팁


자취를 하다 보면 혼자 먹는 밥, 이른바 ‘혼밥’이 일상이 된다. 처음엔 조용히 혼자 먹는 게 좋기도 하고 편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밥이 입에 안 붙는다. 밥이 문제라기보다, 매번 같은 방식으로 먹는다는 게 지겹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자연스럽게 배달앱을 켜게 됐다. 자극적인 음식으로라도 기분 전환을 해보려는 마음이었다. 문제는 이렇게 지루함을 채우는 방식이 지갑에 부담을 준다는 거다.

나도 한동안 혼밥이 너무 지겨워서 계속 배달만 시켜 먹었다. 하지만 결국 식비가 감당이 안 돼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방법을 바꿨다. 지금은 배달 없이도 혼밥을 덜 지루하게 만들 수 있는 나만의 몇 가지 팁을 실천 중이다.

분위기 바꾸는 ‘혼밥 세팅’이 핵심이다

혼밥이 지겨운 이유 중 하나는 늘 같은 공간, 같은 그릇, 같은 자세로 먹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아주 작은 변화라도 ‘식사 분위기’를 바꾸는 데 신경 썼다. 예를 들어 평소엔 책상에서 먹던 식사를 날씨 좋은 날엔 창가로 자리를 옮겨 먹는다든지, 평소 안 쓰던 예쁜 접시나 컵을 꺼내 사용한다든지 하는 식이다.

또한 유튜브에서 ‘식사 브이로그’를 틀어놓고 같이 밥 먹는 기분을 내는 것도 꽤 효과적이다. 실제로 혼밥을 할 때 가장 힘든 건 음식이 아니라 ‘말 없는 시간’이라, 소리나 영상이 배경이 되면 외로움이 덜하다. 처음엔 민망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식사시간이 더 정돈된 느낌이라 좋다.

음악도 분위기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 식사 중엔 느긋한 재즈나 로파이 음악을 틀어놓는데, 카페 같은 기분이 들어서 혼자 먹는 시간도 덜 지루하게 느껴진다. 밥을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 특별한 재료가 필요한 건 아니다. 익숙한 것들을 조금 다르게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새로워진다.

메뉴 다양화보다는 ‘형식’ 다양화가 답이다

처음엔 혼밥이 지루한 이유가 늘 같은 메뉴 때문인 줄 알았다. 그래서 반찬을 사고, 양념을 바꾸고, 다양한 요리를 시도했지만 오래가진 않았다. 메뉴를 바꾸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관점을 아예 바꿨다. ‘무엇을 먹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먹을까’로.

가끔은 도시락처럼 반찬을 조금씩 담아보기도 하고, 한 그릇 요리를 플레이팅에 신경 써서 만들어본다. 비빔밥 하나도 위에 계란후라이를 얹고 김가루를 뿌리면 훨씬 먹음직스럽게 느껴진다. 김밥을 사다가 플라스틱 용기에 담는 대신 접시에 옮겨 담고, 국 하나만 끓여도 ‘한 상차림’이 된다. 이런 작은 변화가 혼밥을 새로운 경험처럼 느끼게 해준다.

또 하나 추천하는 방법은 주말에 ‘테마 식사’를 해보는 거다. 예를 들어 한식 데이, 파스타 데이, 편의점 데이 같은 테마를 정해서 평소 안 먹는 구성을 시도해보는 것이다. 나는 최근에 일본식 정식 콘셉트로 밥, 계란말이, 장국, 오이무침을 차려봤는데, 혼자지만 꽤 그럴싸한 한 끼가 되었다.

혼밥은 어쩔 수 없는 자취의 기본이다. 하지만 지루함을 참기만 하면 식사 자체가 고통이 되고, 결국 배달로 도피하게 된다. 혼밥이 지겨운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거기서 끝나면 계속 돈만 새 나간다. 작은 변화로도 식사는 충분히 즐거워질 수 있다. 어차피 매일 해야 하는 일이니, 조금이라도 재밌게 해보는 게 자취의 생존 전략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